전체 글22 탈중앙화 이후의 권력, 신뢰, 위계, 블록체인이 설계한 새로운 질서 블록체인은 전통적인 권력과 신뢰 구조를 해체하려는 기술적, 철학적 실험으로 등장했다. 이 기술은 중앙을 제거하면 자유와 평등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설계되었다. 하지만 실제 작동하는 분산 시스템은 단순히 위계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위계 구조를 만들기도 한다. 자본의 집중, 알고리즘의 설계 권력, 개발자 커뮤니티의 영향력은 기존의 중앙화보다 더 은밀한 방식으로 질서를 형성한다. 동시에 블록체인은 물리적 영토나 제도에 소속되지 않은 권력을 현실화한다. 감시 없는 신뢰를 유지, 구조의 핵심 이 권력은 네트워크를 통해 작동하며, 국가나 법적 주체가 아닌 기술과 합의에 기반한 시스템 안에서 존재한다. 감시 없이도 신뢰를 유지하려는 시도 또한 이 구조의 핵심이다. 인간의 도덕이나 명.. 2025. 6. 26. 블록체인은 판단 없는 윤리를 어떻게 설계했는가 윤리는 오랫동안 인간의 판단을 통해 형성되어 왔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맥락, 감정, 관계는 윤리의 핵심 조건이었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전혀 다른 방식을 제안한다. 이 시스템은 인간의 판단을 배제하고, 미리 정해진 코드와 알고리즘에 따라 자동으로 결정을 실행한다. 이 구조는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한 상태에서도 윤리적 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기술적 상상을 기반으로 한다. 블록체인의 판단과 조건 블록체인은 판단 이 아닌 조건에 따라 행동하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갈등조차 수학적으로 설계된 규칙에 따라 조정된다. 이 과정은 기존 윤리가 가졌던 유연함과 타협 대신, 정밀성과 예측 가능성을 우선시한다. 블록체인은 기술만으로도 공동체 안에서 옳고 그름의 경계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이 실험은 .. 2025. 6. 25. 블록체인은 인간 없는 시스템을 어떻게 상상하게 만들었는가 블록체인은 인간의 개입 없이도 스스로 작동하는 시스템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 기술은 인간의 판단, 감정, 개입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질서가 어떻게 유지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 블록체인은 신뢰, 계약, 검증이라는 인간 사회의 핵심 요소들을 알고리즘 위에 재배치하며, 인간 없는 사회라는 급진적인 상상을 현실 가까이로 끌어왔다. 블록체인은 정해진 규칙과 자동화된 프로토콜 과거에는 사회 시스템이 작동하려면 누군가의 결정과 개입이 반드시 필요했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정해진 규칙과 자동화된 프로토콜만으로도 사회적 합의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기술은 단순히 효율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중심의 구조가 꼭 필요한지를 되묻는 기술적 철학이다. 결국 블록체인은 인간 없는 시스템을 상상하는 최초의 기술로서, 사.. 2025. 6. 25. 블록체인의 탈중앙화는 권력을 나누는 일일까, 책임을 흩트리는 일일까 블록체인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하나의 사회적 선언이다. 탈중앙화라는 구조는 기존 질서에서 벗어나, 권력과 통제를 한곳에 집중시키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권력을 나누는 일이 책임까지 분산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면, 탈중앙화는 새로운 자유를 제공하는 동시에 새로운 혼란도 만들어낸다. 블록체인 탈중앙화의 권력과 책임 이 기술은 누가 주도하는가 라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 던지는 동시에, 누가 책임지는가 라는 질문을 피할 수 없게 만든다. 블록체인은 단지 효율이나 안전을 추구하는 도구가 아니라, 우리가 사회를 어떻게 조직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상상력의 전환이다. 지금 탈중앙화는 단순한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과 책임 사이의 미묘한 균형을 다루고 있다. 탈중앙화는 권력의 분산인가, 책임.. 2025. 6. 25. 오프라인은 어디까지 현실인가, Web1부터 Web3까지 경계 인식의 진화 오프라인은 어디까지 현실인가, Web1부터 Web3까지 경계 인식의 진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를 인식하는 방식은 웹의 진화 과정에서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Web1 시대에는 인터넷이 단순한 정보 열람 도구에 머물렀고, 사용자들은 온라인 공간을 현실의 연장선 이 아닌 가상공간으로 분리해 인식했다. 하지만 Web2로 진입하면서 양방향 소통과 실시간 피드백 구조가 일상이 되자,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는 점차 흐려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감정과 관계, 노동을 실질적으로 교환하며 현실 이상의 현실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어 등장한 Web3는 이 경계를 기술적으로 해체한다. 창작자와 사용자가 디지털 자산을 소유하고, 분산된 네트워크 위에서 자율적으로 활동하면서 온라인 세계는 더 이상 다른 공간 이 아닌.. 2025. 6. 24. Web1부터 Web3까지, 디지털 시간·신뢰·노동 개념은 어떻게 진화했는가 Web1부터 Web3까지, 디지털 시간 신뢰노동 개념은 어떻게 진화했는가 웹의 진화는 단순히 기술의 변화를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이 디지털 환경 안에서 시간을 어떻게 인식하고, 누구를 신뢰하며, 어떤 방식으로 노동을 수행해왔는지에 대한 역사이기도 하다. Web1은 정적인 정보 구조 속에서 느리게 흐르는 시간을 제공했고, 신뢰는 오프라인 권위나 도메인 기반 명성에 의존했다. 노동의 개념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고, 사용자는 정보의 소비자에 머물렀다. 그러나 Web2에 이르러 플랫폼은 사용자의 시간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행동을 분석해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기 시작했다. 신뢰는 알고리즘과 평판 시스템에 의해 기계적으로 설계되었고, 디지털 노동은 좋아요 와 댓글로 측정되었다. Web3는 이 모든 개념을 다시 .. 2025. 6. 24.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