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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3는 어떻게 시민을 주권자로 바꾸나, 참여 경제와 디지털 권력의 재편

by 밤봄디 2025. 7. 8.

 

Web3는 어떻게 시민을 주권자로 바꾸나, 참여 경제와 디지털 권력의 재편
Web3는 어떻게 시민을 주권자로 바꾸나, 참여 경제와 디지털 권력의 재편

 

Web3는 단순한 기술 진보가 아니라, 디지털 공간에서 권력과 소유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려는 사회적 시도다. 이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시민은 더 이상 수동적인 데이터 생산자가 아니라, 자신의 정보를 직접 소유하고 통제할 수 있는 존재로 재구성된다. 디지털 주권은 이러한 흐름의 핵심이며, 그것은 참여와 기여가 곧 권한이 되는 구조 위에 세워진다. 하지만 모든 참여가 동등하게 인정받지는 않는다.

 

소 Web3 시대, 디지털 주권과 새로운 불평등의 그림자

 

참여 경제 내부에서도 새로운 불평등이 자라고 있고, 그것은 오히려 기존 플랫폼 질서보다 더 미묘한 위계를 만들어낸다. Web3는 사용자에게 가치 창출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지만, 동시에 그 가능성은 능력, 시간, 자본의 편차에 따라 달라진다. 이 글은 데이터를 되찾는 시민의 움직임과 함께, 참여가 어떻게 정치적 실천이 되는지를 살펴본다. 플랫폼을 벗어난 경제 속에서 시민은 진짜로 주권자가 되었는가, 아니면 또 다른 방식으로 소외되고 있는가를 질문한다.

 

데이터를 탈환하는 시민들, 디지털 주권의 실현 조건

 

누군가는 데이터를 남기고 떠나고, 누군가는 그 데이터를 통해 권력을 얻는다. 디지털 사회에서 개인의 데이터는 단순한 흔적이 아니라 정치적 자산이며, 경제적 기반이기도 하다. 수십 년 동안 플랫폼 기업들은 사용자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하면서 디지털 주권을 사실상 독점해 왔다. 그러나 Web3 기술이 등장하면서 사용자는 더 이상 자신에 대한 정보를 기업의 서버에 묶어두지 않아도 되는 가능성을 얻게 되었다. 데이터는 개인이 직접 소유하고 관리해야 할 권리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를 둘러싼 새로운 시민성의 개념이 등장하고 있다. 디지털 주권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적 수단만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와 구조적 재조정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 글은 데이터를 되찾으려는 시민들의 움직임과 디지털 주권을 실현하기 위한 조건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데이터의 주권화는 어떻게 시민을 다시 구성하는가


Web2 환경에서 시민은 이용자이자 소비자였다. 시민은 자신의 데이터를 무의식 중에 넘기고, 플랫폼의 알고리즘이 제공하는 정보만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디지털 세계에 참여했다. 하지만 Web3 기술은 그 구조를 바꾸기 시작했다.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 저장 기술은 시민이 자신의 정보를 직접 보관하고 제어할 수 있는 기술적 환경을 제공한다. 이는 단순한 개인정보 보호를 넘어, 자신이 생산한 데이터로부터 가치를 회수할 수 있는 권한을 의미한다. 데이터가 곧 자산이라면, 그 자산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은 시민을 경제적 주체이자 정치적 행위자로 재구성하게 된다. 디지털 주권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시민이 데이터의 주권을 가질 때, 정보의 흐름은 더 이상 일방적이지 않다. 시민은 데이터의 수집, 사용, 공유에 대한 동의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공공적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정보 주체로 진화한다. 탈중앙화된 신원 인증, 영지식 증명, 퍼스널 데이터 스토리지 등의 기술이 이 움직임을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기술적 가능성만으로는 시민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데이터에 대한 교육, 접근권, 그리고 기술 인프라에 대한 민주적 관리 구조가 함께 마련되어야 진정한 데이터 주권이 실현될 수 있다.

 

디지털 주권은 왜 참여만으로 실현되지 않는가


많은 Web3 프로젝트는 참여를 중심으로 설계된다. 사용자가 더 많이 기여할수록 더 많은 권한과 보상을 얻는 구조는 이상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참여 자체가 불균형하게 발생한다. 누구나 데이터를 소유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데이터를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는 역량은 사람마다 다르다. 기술에 익숙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분명한 격차가 존재하고, 이 격차는 디지털 주권의 실현을 가로막는다.

 

또한 디지털 주권을 실현하려면 단순히 데이터를 되찾는 것을 넘어서, 그 데이터가 사용하는 환경 전체가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 사용자는 자신이 제공한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하며, 잘못된 사용에 대해 항의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런 구조가 없다면 데이터 소유권은 형식적 권리에 불과하게 된다. Web3 기술이 말하는 자기 주권형 신원도 결국은 사회적 감시와 신뢰 메커니즘이 뒷받침되어야만 현실로 작동할 수 있다.

 

디지털 주권의 실현은 참여와 기술을 넘어서, 그 참여가 보호받고, 인정받고, 관리될 수 있는 거버넌스의 재구성에 달려 있다. 시민은 단지 데이터를 되찾는 존재가 아니라, 그 데이터를 매개로 새로운 정치적 관계를 형성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기여의 경제에서 생기는 새로운 불평등, 참여만으로는 충분한가

 

Web3는 참여를 중심으로 구성된 새로운 경제 질서를 약속한다. 사용자는 더 이상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생태계를 유지하고 확장하는 핵심 기여자가 된다. 플랫폼은 기여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고, DAO(탈중앙화 자율조직)와 같은 시스템은 거버넌스 권한까지 분배한다. 이러한 구조는 표면적으로 공정해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또 다른 불균형을 재생산하고 있다. 참여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참여의 조건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시간, 기술, 자본, 언어 능력 등 다양한 격차가 새로운 위계를 만들어낸다. 이 글은 Web3 생태계에서 참여의 기제가 어떻게 불평등을 재편하는지, 그리고 단순한 ‘참여’가 진정한 권한을 보장하지 못하는 이유를 살펴본다.

 

기여의 정의는 누구에게 유리하게 설계되었나

 

Web3 생태계는 다양한 형태의 기여를 인식하고 보상한다. 커뮤니티 글 작성, 스마트 계약 검증, 콘텐츠 생성, 거버넌스 제안, 토큰 스테이킹 등은 모두 ‘참여’로 간주된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은 기여를 정량화하고 측정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 기여가 수치로 환산되어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는 비가시적 노동을 배제하고, 기술적으로 정교한 활동을 우대하는 결과를 낳는다. 예를 들어, 코드 기여나 프로토콜 개선 제안은 높은 평가를 받지만, 커뮤니티 관리나 감정노동은 종종 주변화된다.

 

이러한 설계는 특정 집단에게만 유리하게 작동한다. 기술에 익숙한 사람, 고급 영어 사용자, 네트워크 접근성이 높은 개인이 더 많은 보상을 얻는다. 참여가 보편적인 기회를 제공한다고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참여 자체가 진입장벽이 되는 구조가 형성된다. 참여의 기회는 열려 있지만, 인정받는 기여의 기준은 여전히 편향되어 있다.

 

거버넌스 참여는 모두에게 평등하게 열려 있나


DAO 구조는 누구나 거버넌스에 참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제 참여율은 극히 제한적이며, 의사결정은 소수의 핵심 멤버나 대규모 토큰 보유자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거버넌스 제안서를 읽고 이해하고, 토론에 참여하고, 투표까지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 기술적 문해력이나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에게 이러한 과정은 사실상 진입불가능한 영역이 된다.

 

또한 토큰 기반 투표 시스템은 자본이 곧 발언권이 되는 구조를 고착화한다. 많은 DAO들이 1 토큰=1표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자본이 가장 큰 권력을 가지는 또 다른 중앙집중적 질서를 만들어낸다. 참여가 많다고 해서 권한이 분산되는 것이 아니라, 자산 보유량에 따라 발언권이 배분되는 구조가 참여 민주주의를 저해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참여 경제가 꿈꾸던 수평적 거버넌스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플랫폼을 벗어난 경제, 참여자가 직접 만드는 가치의 정치학

 

플랫폼 경제는 사용자 참여를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그 수익과 통제권은 소수의 중앙화된 주체에게 집중되어 왔다. 사용자는 콘텐츠를 만들고, 데이터를 제공하고, 네트워크를 활성화했지만 그 모든 기여는 플랫폼 기업의 자산으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Web3는 이 구조에 도전장을 내민다. 참여자는 더 이상 플랫폼의 고객이 아니라, 스스로 시장을 조직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커먼즈, 탈중앙 자율조직, 크리에이터 토큰 이코노미 등은 플랫폼 밖에서도 경제적·정치적 실천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이 글은 플랫폼을 벗어난 경제 구조에서 참여자가 어떤 방식으로 가치를 만들고, 그 과정이 어떤 정치적 함의를 지니는지를 분석한다.

 

 

참여자는 왜 단순한 기여자가 아니라 경제의 설계자인가


Web3 환경에서는 가치의 생산과 분배가 플랫폼을 통해 중개되지 않는다. 참여자는 직접 스마트 계약을 설계하거나, DAO를 통해 자금을 운용하거나, 자신만의 커뮤니티 통화(토큰)를 발행한다. 이 구조는 단순히 사용자 보상을 늘리는 차원을 넘어, 경제 시스템 자체를 설계하는 권한을 분산시킨다. 예를 들어, 창작자는 자신이 발행한 NFT의 2차 판매 수익 구조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고, 커뮤니티는 투표를 통해 프로젝트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여자=경제 설계자라는 새로운 역할 구도를 만든다. 참여자는 주어진 규칙을 따르는 소비자가 아니라, 규칙을 만들고 실험하며 수정하는 집단적 주체로 변모한다. Web2에서는 플랫폼이 정의했던 가치가 Web3에서는 참여자들의 합의로 결정된다. 경제는 더 이상 위에서 내려오는 구조물이 아니라, 아래에서부터 조립되는 정치적 공간이 된다.

 

플랫폼 외부의 경제는 어떻게 집단적인 권력을 형성하나


플랫폼을 벗어난 경제는 기술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탈중앙화된 커뮤니티는 다양한 가치관과 이해관계를 가진 참여자들이 협력하거나 충돌하면서 작동한다. 이 과정은 기술적인 합의만큼이나 정치적인 조율을 필요로 한다. 누구의 기여를 우선시할 것인가, 보상은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거버넌스 권한은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 같은 문제는 단순한 운영의 문제가 아니라 집단적인 권력 형성의 과정이다.

 

특히 DAO는 개인이 아닌 집단이 주체가 되는 구조를 제시한다. 다수의 참여자는 스스로 의사결정 구조를 설계하고, 정책을 실험하며, 실패를 학습한다. 플랫폼 기업이 담당하던 통제와 조정의 역할을 커뮤니티가 직접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집단적 경제를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니라, 실질적인 민주주의의 확장으로 만들어낸다. 참여자가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그 규칙을 다시 공동체의 필요에 따라 수정할 수 있을 때, 경제는 곧 정치가 된다.